플랑드르 사람들은 얼음 위를 어떻게 다닐까? 베네데토 포르티나리에게 물어볼 것.
질문 옆에 사람 이름을 적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메모에는 이런 문장이 남아 있습니다.
그가 살던 이탈리아에서 플랑드르는 멀리 떨어진 지역이었습니다. 지금의 벨기에와 네덜란드 일부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다빈치는 그곳 사람들이 얼음 위를 다니는 방법이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궁금하다는 말만 적어두지 않았습니다.
그 답을 알고 있을 사람의 이름까지 함께 적었습니다.
베네데토 포르티나리는 플랑드르와 관계가 깊은 상인 집안의 사람이었습니다. 다빈치는 먼 지역의 이야기를 그에게 물어보려 했습니다.

밀라노에서 만든 알아볼 일 목록
약 1490년, 다빈치는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남긴 한 장의 목록에는 알아볼 일이 길게 이어집니다.
밀라노와 주변 지역의 크기를 재어볼 것. 밀라노와 그곳의 교회들을 다룬 책을 서점에서 구할 것. 계산을 잘하는 사람에게 도형을 계산하는 방법을 배울 것. 페라라에 있는 탑이 어떻게 세워졌는지 조반니노에게 물어볼 것. 밀라노의 모습을 직접 그려볼 것.
목록에는 장소와 책, 계산과 건축 이야기가 한데 섞여 있었습니다. 그 옆에는 서점과 학자, 기술자와 상인의 이름도 등장했습니다.
다빈치는 그림만 그리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도시와 건물, 물의 움직임과 기계의 구조까지 궁금해했습니다. 한 가지를 살펴보다 새로운 질문이 생기면 그 질문도 종이에 남겼습니다.
그 질문의 답을 혼자 찾으려고만 하지도 않았습니다.
누가 그 일을 잘 아는지 떠올리고, 찾아가 물어볼 사람의 이름을 적었습니다.

글과 그림 사이에 남은 할 일
다빈치가 남긴 종이에는 글과 그림이 빈틈없이 이어져 있습니다.
그는 글자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거울에 비추면 익숙한 방향으로 보이는 글씨였습니다.
작은 메모지에는 기계의 부품을 그린 그림 옆에 계산이 적히고, 그 사이에 사야 할 책이나 만나야 할 사람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이 종이들은 여러 권의 수첩과 큰 모음집으로 전해집니다.
그중 ‘코덱스 아틀란티쿠스’라고 불리는 모음집에는 다빈치가 남긴 그림과 글이 가장 많이 모여 있습니다.
그 안에는 책과 사람, 기억할 일과 해야 할 일을 길게 적은 목록도 남아 있습니다.
질문을 다음 행동으로 바꾸는 기록
다빈치의 목록에는 완성된 답보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일이 더 많았습니다.
무엇이 궁금한지 적고, 어디에서 찾을지 정하고, 누구에게 물어볼지 남겼습니다.
한 줄의 질문이 다음에 해야 할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만든 것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바로 답을 찾을 수 없는 순간이 생깁니다.
누군가에게 확인해야 할 내용이 떠오르기도 하고, 다음에 만났을 때 꼭 물어봐야 할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 순간에는 분명히 기억할 것 같지만, 다른 일을 시작하면 질문만 남고 사람의 이름은 흐려질 수 있습니다.
해야 할 일 옆에 누구와 이야기해야 하는지 함께 적어두면 다음 행동이 선명해집니다.
언젠가 알아봐야지 했던 생각도, 이름과 약속이 붙는 순간 움직일 수 있는 일이 됩니다.
오늘 떠오른 질문 옆에는 누구의 이름을 적어둘 수 있을까요?
ILJI TIME STORIES · 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