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는 왜 픽사의 업무에 F를 매겼을까?

스티브 잡스는 픽사의 한 해를 돌아보며 성적을 매겼습니다. 그 성적표에는 A뿐 아니라 F도 있었습니다. 1997년 12월 21일, 픽사의 경영진에게 이메일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픽사의 한 해를 돌아보며 성적을 매겼습니다. 그 성적표에는 A뿐 아니라 F도 있었습니다.

한 해의 목표에 매긴 성적

1997년 12월 21일, 픽사의 경영진에게 이메일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보낸 사람은 스티브 잡스 였습니다.

이메일 제목은 ‘픽사 마일스톤’이었습니다.

마일스톤은 꼭 이루어야 할 중요한 목표를 뜻합니다.

메일 안에는 픽사가 그해에 하기로 했던 일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평범한 업무 목록과는 모습이 달랐습니다.

각 항목 옆에 A, B, F 같은 점수가 붙어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벅스 라이프》를 훌륭하게 만드는 일에는 A가 적혔습니다.

회사의 성장에 맞춰 사람을 뽑고 필요한 시설을 넓힌 일도 A였습니다.

픽사의 이름을 더 널리 알리는 일에는 B가 붙었습니다.

반면 두 개의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일과 세 번째 영화 제작을 확정하는 일에는 F가 적혔습니다.

잡스는 일이 계획대로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도 목록에서 지우지 않았습니다.

잡스는 일이 계획대로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도 목록에서 지우지 않았습니다.

1년 전 목록을 다시 펼치다

이 성적표는 연말에 갑자기 만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잡스는 이메일 첫머리에 1996년 10월 28일에 보관해둔 자료를 다시 꺼냈다고 적었습니다.

1년이 시작되기 전에 정했던 업무를 1년이 거의 끝난 뒤 다시 펼쳐본 것입니다.

처음 계획과 실제 결과를 나란히 놓자 무엇을 끝냈고,

무엇이 부족했으며, 무엇을 시작하지 못했는지가 드러났습니다.

F가 적힌 항목 옆에도 그사이에 달라진 결정이나 진행된 부분이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

끝내지 못했다는 결과만 남기지 않고, 일이 어디까지 왔는지도 함께 살펴본 것입니다.

그리고 메일 마지막에는 휴일이 지나면 1998년의 목표를 정하자고 썼습니다.

다음 해의 목표와 시기를 정하다

5일 뒤인 12월 26일, 잡스는 다시 픽사 경영진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이번 메일에는 새로운 한 해에 해야 할 아홉 가지 일이 담겨 있었습니다.

《벅스 라이프》를 11월에 개봉할 것.

새로운 영화의 제작을 4월까지 시작할 것.

픽사의 새 건물 공사를 5월에 시작할 것.

새로운 애니메이션 기술을 여름까지 보여줄 것.

목표마다 모두 같은 날짜가 붙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시기가 중요한 일에는 4월, 5월, 여름, 11월처럼 움직여야 할 때가 분명하게 적혔습니다.

하지만 시기가 중요한 일에는 4월, 5월, 여름, 11월처럼 움직여야 할 때가 분명하게 적혔습니다.

숲 전체를 놓치지 않기 위한 목록

잡스는 이 목록을 왜 만들었는지도 함께 설명했습니다.

매일 눈앞의 일만 보다 보면 숲 전체를 놓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목록을 가끔 다시 보며 큰 방향을 기억하고, 길에서 벗어났을 때 바로잡고 싶다고 했습니다.

완성된 계획을 일방적으로 알린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함께 받은 경영진에게 빠진 점이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함께 정하고, 움직여야 할 시기를 표시하고, 시간이 지난 뒤 같은 기록으로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시 다음 해의 목록으로 이어졌습니다.


새해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계획을 세우는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일이 바빠지면 처음 적었던 계획은 금세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려납니다.

무엇을 하기로 했는지 기억이 흐려지고, 끝내지 못한 일도 다음 업무 속에 묻히기 쉽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픽사의 업무에 점수를 매길 수 있었던 것은 1년 전의 목록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기록을 다시 펼쳤기에 끝낸 일과 놓친 일을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도 빈자리에서 새로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적어둔 일정은 며칠 뒤에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기준이 됩니다.

일이 끝난 뒤에는 다음 계획을 시작할 자리로 남습니다.

계획을 세운 날보다, 그 계획을 다시 꺼내보는 날이 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ILJI TIME STORIES ·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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